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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오사화의 조의제문 무오사화의 원인이 조의제문이라는 건 제목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조-의제-문 그러니까 초나라 의제(회왕 미심)를 조문하는 글인데 의제가 서초패왕 항우에게 죽었다는 건 몇년 전에 초한지를 보면서 알게 됐죠. 조의제문의 내용이 단종과 세조를 각각 의제와 항우에 빗대서 계유정난을 비판한 글이였더군요. 그 때문에 연산군이 열받아서 사림들이 대대적으로 형을 받았다고 하죠. 선대 왕을 비판한 내용이라 연산군이 그런 거였긴 한데,세조가 왕위를 찬탈해서 후대에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단종이라는 묘호는 숙종 때 명예회복을 받으면서 나온 거였고요. 만일 비유대상이 각각 의제와 항우가 아니더라도 무오사화는 변함었을 겁니다. 왕을 인정하지 않는 자들이 두 마음을 품으며 왕의 밑에서 월급 받아가며 일했다는.. 2020. 12. 12.
단군신화 단군신화는 각 국가의 최초 신화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누락되어 있습니다. 바로 '창조'에 관련된 부분이죠. 기독교의 창세신화는 굳이 너무 유명해서 예로 들 필요도 없고 중국의 고대 신화에도 '반고'라는 신에 의해 지금의 중국땅이 만들어졌다는 신화가 있고, 일본의 경우는 '이자나기'와 '이자나미'라는 쌍둥이 남매신에 의해 일본땅이 만들어졌다는 신화가 있습니다. 그리스신화는 티탄족에 의해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티아매트라는 용에의해 창조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단군신화에는 이 부분이 없죠. 환인의 아들 환웅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땅에 내려와서 통치했을 뿐 환인도 환웅도 그 땅을 자신들이 만들었다는 언급은 없습니다. 창세가 누락된 것입니다. 나름대로 유명한 신화들 다 찾아봐도 창세이야기가.. 2020. 12. 12.
신미양요 발생에 따른 조선군 대응 1. 조선군의 상황인식 지금 이 서양의 적선 중의 병사는 불과 수천으로 바다를 타고 깊이 들어와 화친을 구해도 할 수 없고, 전투를 하여도 할 수 없는데 바람과 공기가 다르고, 병에 걸리면 반드시 죽을 것입니다. 하물며, 지금 천시가 점차 더워지고 있으니 서양의 흙에서 자란 이들은 또 견뎌낼 수 없을 것이며, 그들은 이미 천시를 거스른 것입니다. 저들의 좋은 물건은 배이고, 좋은 기술은 화포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들이 적으며 산봉우리가 겹겹이 놓여있어 바둑판 위에 수를 놓은 것 같고, 5~10리 사이가 아득하여 천리와 같아서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 허와 실을 엿볼 수 없을 것입니다. 또 배는 뭍에서 가지 못하고 포는 산을 넘을 수 없어, 좋은 물건을 믿을 수 없고 좋은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 2020. 12. 11.
박영효와 전봉준 1894년 11월 박영효가 갑오괴뢰내각의 내부대신이 된지 얼마 후 동학농민혁명군이 패전했다. 녹두장군 전봉준이 서울로 끌려오자 박영효가 직접 심문하며 3차례에 걸쳐 엄청난 설전이 벌어졌다. 위로부터 혁명을 일으킨 자가 아래로부터 혁명을 일으킨 장군을 다그치는 진풍경이었다. 1회전은 전봉준의 죄상을 꾸짖는 시간이었다. 박영효는 세상에 알려진 전봉준의 죄상을 외웠다. 반란군을 이끌고 전주성을 함락한 죄, 무기와 군량미를 빼앗은 죄, 조정 관리를 살해한 죄 세금을 임의로 사용한 죄, 양반과 부자를 핍박한 죄, 노비문서를 없애 사회기강을 흔든 죄 농경지를 백성에게 나눠주어 법질서를 무너뜨린 죄 등이 길게 나열됐다. 2회전은 반격의 시간이었다. 전봉준이 일격을 가했다. 조선 사람은 과연 언제까지 외국에서 들어온 .. 2020. 12. 10.